ROOTLESS SHADOWS DISSOLVING INTO SILENCE
전시소개
김기라는 영상, 회화, 조각, 설치미술, 퍼포먼스, 아트디렉팅 등 개념이 표현될 수 있는 매체들을 전방위적으로 아우르며 늘 작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이다.
작가의 작업은 현대 사회의 이면을 주요 소재로 삼으며, 예술가로서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한다. 그는 지금 이 순간 펼쳐지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본질적인 주제로 삼아,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과정 속에서 단편적으로 해석되거나 간과되는 상황들의 본질과 이면을 탐색한다. 그는 이를 드러내고 담론을 형성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자처한다.
그가 선보여온 설치, 영상, 퍼포먼스 작업들은 잔잔한 감동과 사색의 순간을 선사한다. 특히 광주비엔날레와 프라다 모드에서 선보인 '잔치' 퍼포먼스는 다양한 국적과 장르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경험을 기록하였고, 여러 프로젝트와 아트디렉팅을 통하여 대중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자연스럽게 결합하고 있다. 또한, 오브제 연출에 있어서도 실험성과 대중의 기호를 유연하게 융합하여, 경쾌하고 팝적인 연출 속에서도 무게감 있는 철학과 사회적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어려운 주제조차 따뜻하게 품어내며 관객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안하는 것이 그의 작업의 특징일 것이다.
이번 개인전은 본화랑과 웅갤러리의 연합 기획전으로, 3개층을 각각 하나의 챕터로 나누어 구성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드로잉 작업을 중심으로 그간 그가 해왔던 다양한 프로젝트의 흐름을 조망한다. 전시가 펼쳐지는 각 공간에서는, 그의 드로잉 시리즈와 함께 드로잉에 출현한 오브제와 설치 작업들이 공간의 특성에 맞춰 자연스럽게 연출된다. 각각의 주제는 하나의 실루엣으로 완성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개념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작가의 드로잉 시리즈는 프로젝트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일종의 수행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떠오르는 조형적 요소들을 구체화한다. 한지 위에 형형색색으로 펼쳐진 그의 에너지는 설치, 퍼포먼스, 조각, 영상 등의 작업 속에서 암호처럼 자리하며, 그의 예술적 사고의 실체로 드러난다.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된 시대 속에서, 이번 전시가 오늘날의 사회적 현상과 그 이면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인지를 넘어, 각자의 삶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개인적 경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순간들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