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은밀한 일상의 서사

본화랑은 6월 11일(금)부터 6월 19일(토)까지 권기철 작가의 개인전 <그리고, 은밀한 일상의 서사>를 연다. 어린 시절부터 붓글씨를 익히며 자연스럽게 한국화를 접했다는 작가는 한지와 먹을 작품의 주요 매체로 택하여 수묵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한 한지의 고유한 특성과 먹이 지닌 표현의 깊이를 탐구할 뿐만 아니라 먹과 한지의 삼투압 작용에 의한 발묵, 번짐, 튐, 흘러내림을 이용하여 전통 매체의 조형적 특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나의 행위와 나의 그림은 온전한 동의어가 된다.’ 

- 작가노트 中 


작품은 의식과 무의식, 작위와 무작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작가의 손길과 표현 재료가 물아일체가 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몸과 붓은 하나가 되고 몸의 제스쳐는 선과 획으로 구현되어 결국 화면에는 직관과 몸짓의 흔적만 남는다. 신체와 정신이 몰입되는 순간에서 나오는 행위는 팽팽한 에너지로 가득하며 붓을 통해 그 강렬한 자취를 드러낸다. 즉흥성과 우연성에 기인한 붓터치와 물감 자국은 신체 에너지의 리듬감을 따라 자유분방함과 생동감을 전달하며, 특유의 경쾌함과 음률이 느껴지는 듯한 붓질은 작가의 음악적 영감을 상상하게 한다. 권기철 작가에게 음악은 작업의 중요 요소로 작용하며 그는 먹선의 강약조절을 통해 음의 선율과 리듬을 그려내고 내면의 무의식적 음악 감수성을 다양한 색채의 혼합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지와 먹, 아크릴물감을 이용한 권기철 작가의 현대적인 수묵 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렬한 붓터치와 화려한 색채가 인상적인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며 충만한 에너지를 얻어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