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known, Unknowable

알지 못하는, 알 수 없는

본화랑은 10월 25일부터 11월 22일까지 최우영 개인전 <알지 못하는, 알 수 없는>을 개최한다. 최우영은 한국화 재료인 장지를 사용하여 과슈와 목탄으로 그림을 그린다. 작가는 서로 다른 재료들의 혼합을 통해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이질감과 현대인이 겪는 심리적 불안을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풀어낸다. 본화랑에서 처음 선보이는 최우영의 개인전에서는 약 18점의 회화 작품이 소개된다.

인간이 자아를 탐구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영향을 불가피하다. 자아는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며 자아 고찰에 있어 타인과의 관계 형성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 자아 인식의 많은 부분이 타인과의 관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타인 중심적 자아관이 자아 형성의 주된 방식으로 작용하면서 개인의 자아와 정체성에 끊임없는 불안을 초래한다. 현대 사회의 개인들은 타인으로 인한 심리적 고립을 경험하고 이로 인한 자아의 소외와 불안, 고독감을 경험한다.

최우영은 현대 사회가 겪는 고독을 묘사한다. 고독은 사회적 관계로부터 격리된 자아의 심리적 단절 상태를 나타내며, 현대인이 갖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타인 의존적인 현대인의 자아는 무리에 둘러싸여 있지만 어딘가에 속하지 못한 느낌을 받으며 정서적 불안을 경험한다. 작가는 이 시대의 심리적 증상을 군중으로부터의 심리적 고립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군중 속에 섞여 살아가지만 오히려 관계의 단절을 느끼는 개인은 공허한 불안을 겪는다. 최우영은 무수히 스쳐가는 의미 없는 접촉들 사이에서 소외된 인간 군상을 묘사하며, 무심한 인간관계가 낳은 현대인의 고독을 그려낸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고립된 인간은 소외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끝내 군중 속으로 도피한다. 최우영은 군중 속에 숨어버린 인간의 모습을 익명의 군상으로 표현하고 고독으로 파생된 내면의 공허를 검은 점으로 형상화한다. 얼굴 한가운데 자리한 검은 점은 익명성을 드러내는 장치다. 얼굴 표정을 뭉개버리는 검은 점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우울과 좌절은 감추지만 내면의 불안을 더 증폭시킨다. 보이지도, 말할 수도 없는 공허한 감정이 얼굴 없는 검은 점으로 소용돌이치는 듯하다. 검고 짙은 점 안으로 매몰된 고독은 인간을 한없이 깊은 어둠 속으로 빠뜨린다. 

정신적 불안은 종종 인간의 신체적 변형을 유발하기도 한다. 관계에 서투른 인간들, 고독에 빠진 쓸쓸한 인간들은 어딘가 꺾이거나 웅크려 있거나 구부러진 모양새를 하고 있다. 작가는 고독한 감정에 휩싸인 왜곡된 신체를 어둡게 흐르는 오일바의 선으로 묘사하며 불안의 몸짓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불안한 인간들은 바닥에 웅크려 담배를 피우거나 구부러진 어깨를 탁상에 기대어 놓거나 턱을 괴고 커피를 마시며 무기력하고 늘어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극도의 피로감과 불안으로 소진된 인간 군상이다. 소진된 인간은 자신을 똑바로 위치시키지 못하고 자기 몸의 일부 혹은 주변 사물에 신체를 의지한다. 이는 일종의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되며, 역설적으로 관계 의존에 대한 강렬한 욕구로 비치기도 한다. 작가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피로감과 고독감을 검은 점과 불안정한 신체의 형태로 시각화하여 현대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경험하는 지속적이고 알 수 없는 불안을 이야기한다. 

Bon Gallery opens the solo exhibition "Unknown, Unknowable" by Wooyoung Choi  from October 25th to November 22nd. Wooyoung Choi uses traditional Korean painting materials such as Hanji along with gouache and charcoal to create her artworks. Through the unique fusion of different materials, the artist expresses the sense of alienation individuals feel in their relationships with others and the psychological anxiety experienced by modern individuals in his distinctive artistic style. Wooyoung Choi's first solo exhibition at Bon Gallery will feature around 18 paintings.

In the process of exploring and understanding oneself, the influence of others is inevitable. The formation of one's identity is shaped through interactions with the external world, and the establishment of relationships with others is a crucial aspect of self-reflection. However, with the advent of modern society, there is a pronounced tendency for aspects of self-awareness to excessively depend on relationships with others. The individual's sense of self, influenced by a focus on others, leads to constant anxiety in personal identity. In contemporary society, individuals experience psychological isolation, alienation, and loneliness resulting from the fear of social relationships.

Wooyoung Choi depicts the loneliness prevalent in modern society. Loneliness represents a psychological state of detachment from social relationships, reflecting the fear of isolation from the self. The individual, dependent on others in the modern era, feels surrounded by a crowd but experiences a sense of not belonging anywhere, leading to emotional anxiety. The artist sees the psychological symptoms of this era as originating from the psychological isolation caused by crowds. Living amidst countless meaningless encounters, individuals isolated by indifferent human connections experience a profound sense of modern loneliness. Wooyoung Choi  portrays the alienated human figure amid the fleeting contacts as an expression of the loneliness derived from modern individuals' experiences.

Isolated individuals in their relationships seek refuge within the crowd to escape the fear of alienation. Wooyoung Choi represents the figure hidden within the crowd as an anonymous face, using a black dot to symbolize the inner emptiness derived from loneliness. The black dot, situated in the middle of the face, reveals anonymity. While the outward expression of melancholy and despair may be concealed, the inner anxiety is intensified by the faceless black dot. The loneliness engulfed within the dark and dense dot plunges humans into an endless abyss.

Psychological anxiety often induces physical transformations in humans. Individuals struggling in relationships, those engulfed in loneliness, exhibit distorted postures – bent, hunched, or twisted. The artist vividly depicts the gestures of anxiety through the flowing lines of dark oil bars. Anxious individuals crouch on the floor while smoking, lean their bent shoulders on a table, or support their chins while drinking coffee, adopting a listless and drooping posture. These individuals, depleted by extreme fatigue and anxiety in relationships, are human figures worn out by exhaustion. Exhausted individuals fail to position themselves properly and rely on parts of their bodies or surrounding objects for physical support. This is interpreted as a bodily struggle to find a kind of psychological stability and paradoxically reflects a strong desire for relationship dependence. Through the visualization of fatigue and loneliness arising from relationships with others, the artist portrays the continuous and unknowable anxiety experienced by modern individuals in their human relationshi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