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걷는 시간

전시소개 


본화랑은 5월 18일(수)부터 6월 18일(토)까지 최은정 작가의 개인전 <기억을 걷는 시간>을 개최하여 자연의 시간을 담은 다채로운 한지 부조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개인전은 최은정 작가가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애틋한 기억과 그리움으로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전시로 꾸며진다.


최은정 작가는 무형의 시간을 유형화하는 작업을 지속한다. 초기 작품은 시간에 따른 자연현상을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시각화하였다. 파도의 너울거림, 산의 굴곡, 나무의 결 등 시간이 거쳐간 흔적을 형상화하였으며 순수하면서 자유분방한 자연을 생동감 있고 압도적인 형태로 구현시켰다. 이 시기에는 어떤 구체적인 이미지를 선의 강약을 통해 재현하여 극적인 조형감이 느껴지는 작업을 하였다. 그러나 작가는 작품의 형태를 점차 추상적이고 단순화시켜 시간의 관념성을 선의 흐름과 밀도를 통해 함축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재료의 사용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이전까지는 신문지에 녹슨 철물을 들이거나 한지나 화선지에 수성 안료로 염색하여 색감을 냈지만 최근에는 색 한지만을 사용하여 색의 다양성과 깊이를 표현하고 있다. 혼합의 과정을 거쳐 창조된 여러 가지 색감의 작품은 한층 더 다채로운 미감을 선사한다.


최은정 작가는 매일같이 한지를 물에 풀어 정성스레 반죽하고 한 겹 한 겹 세심하게 쌓아올리는 작업에 자신의 삶을 온전히 투입시킨다. 작가의 삶과 예줄이 중첩된 시간들은 무수한 한지 층에 켜켜이 쌓여 있으며 응축된 겹 사이로 그녀의 예술가로서의 고민과 고뇌의 흔적이 느껴진다. 최은정 작가의 작품은 자신의 삶을 재료로 한 시간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