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전시서문
본화랑 대표 이 승 훈
2020년대 들어 전 세계적 팬데믹 상황을 지나고, 더불어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 속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으로 다사다난하며 빠르고 복잡하게 흘러가고 문화 예술계의 또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각가로서 독특하게 회화로써 유럽 기행 일기를 표현했던 ‘조각가의 회화 일기’를 전시한지도 벌써 4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고, 이제 새롭게 조형 본연의 감흥을 주는 작품으로 준비한 개인전을 선보이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더욱이 이번 전시는 오랜 기간 함께 해온 ‘Gallery B&S’와 함께 개최하여 다양한 공간에서 더 의미 있게 전시를 구성하여 선보이고자 합니다.
최성철 작가는 다양한 조형언어를 통한 매우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들로 한국 색채 조각의 선구적 역할을 하며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열어왔습니다. 이렇듯 평생을 작업에 매진해온 작가이지만 항상 예술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스스로의 질문과 생각에 잠기며 그 본질에 대한 탐구를 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한결같이 그 세상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 어쩌면 인간 본연의 자아에 대한 물음을 다룰 것입니다. 예술의 본질을 찾아 묵묵히 걸어오던 작가는 어느 순간 실존주의적 관점에서 그 답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처럼 인간 주체적 존재성, 실존에서부터 그 본질을 찾으며 공동체 사회가 가지는 집단의 힘, 집단 지성으로 발현되는 현상들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광화문에서…’는 작가와 기획자 모두에게 오랜 기간 의미가 있는 실존하는 장소로, 그 구체적이고 특수한 공간에서 형성되는 실존하는 자아, 진정한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전시는 공간에 자리 잡은 사람들 각각의 인상을 만들어 내기보다는 같은 사람의 형상을 여러 번 반복해 그들이 뿜어내는 힘을 표현할 것입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오랜 기간 준비하며 작업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간의 활동적이고 극적인 선을 지양하고 대신 절제되고 조용한 선으로 형태가 완성시키며 하나의 실존하는 인간의 형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무수한 고민과 인내 속에서 작품을 다듬어가며, 형식의 노련미와 오랜 기술에서 오는 과함을 없애고 정제된 하나의 형태를 조심스레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작가만의 독창적인 색채들은 같은 군상들 속에 각기 다른 인간들을 기운을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리며, 작품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감, 그 속에서 느끼고 사색하는 문화적 향유를 함께 하는 소중한 만남의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